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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낙산사에서 망해사를 보다

 

 

여름 휴가 때 낙산사를 찾았습니다.

아름다운 바다를 품은 산과 절은 아름다웠습니다.

 

낙산사가 유달리 아름다운 것은,

푸른 바다를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나는,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바다를 잃은 망해사를 떠올렸습니다.

 

망해사.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서 망해사입니다.

 

예전의 망해사는,

낙산사가 동해를 일출을 가득 품고 있듯이,

노을이 가득한 서해를 품고 있었습니다.

 

아, 그러나 이제 망해사 앞에는 더이상 바닷물이 흐르지 않습니다.

방조제에 갇혀 녹조 가득한 생명 없는 물만 찰랑일 뿐입니다.

 

몇 해 전 화재 피해를 입었던  낙산사는,

다시금 생명을 회복하며 푸른 바다를 그윽히 굽어보고 있었습니다.

인간이 아닌, 자연과 부처의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간척사업으로 사라진 망해사의 푸른 바다는,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입니다.

푸른 바다와, 영원한 어머니의 품속 같은 갯벌을 잃고 슬픈 눈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을 망해사를 떠올리니,

 

문득문득 슬픔이, 낙산사 앞 너른 바다를, 가득 채울듯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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