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행
제주도 삼나무와 감귤나무
동백나무숲
2013. 9. 14. 15:17
구월 중순이지만, 아직은 여름에 가까운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현무암 돌담과, 삼나무 방풍림이 제주도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한가롭게 풀을 뜯는 조랑말과, 에메랄드빛 종달리 바닷가도 제주도를 느끼게 합니다.
가는 곳마다 보이는 돌담 두른 밭들과 그 안에서 청량한 가을 햇볕을 받으며 자라는 감귤나무들.
감귤나무는 돌담과 삼나무의 호위 속에서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탁구공보다 조금 크고, 테니스 공보다는 조금 작은 감귤들이
초가을 바람에 초록빛으로 빛나며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저 녀석들이, 노오랗게 물들어 갈 때면,
나의 한 해도 저물어 가겠지요.
제주도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 저 감귤들이
노랗게 익어 방방곡곡에 널리 퍼져
우리들의 식탁을 풍성하게 물들일 때면,
수많은 일들이 명멸해 간, 길고도 짧은 한 해가 저물겠지요.
아직 가을이라고 하기엔 햇볕이 뜨거운 제주 하늘의 열기를 느끼면서,
푸른 제주 바다와 초록빛 감귤나무를 보면서,
이 여름이 천천히 갔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늦더위에 엉켜붙는 바짓단을 추스리면서,
올레길을 걷다가, 이마에 땀을 닦아내면서 말입니다.